나이가 들수록 나의 어리석음을 점점 더 자주 아주 자주 깨닫게 되어서 참 고개가 떨구어질때가 많다.
어쩐지 요즘들어 아주 명료하게 더 깨닫는데 갑자기 철이 드는 것인가.
그렇다고 깨달음은 있을지언정 그와 비례하는 지혜가 발달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어리석은 행동이나 선택을 하는 순간에는 여전히 모르다 딱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이런 어리석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뒤따른다. 왜 갑자기 이런 또렷한 깨달음들이 생겨난 걸까. 생겨났으면 거기에 걸맞는 지혜도 같이 생겨나야 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나..
예전 초중고를 함께 다녔던 단짝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 우린 곰도 아니지만 여우도 아닌거지. 우리의 애매모호함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거야.
오늘 커피를 마시다 그 친구의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겨우 그때 스무살에 이 얘기를 나에게 했었는데.. 결국 이거구나.. 역시 나보다 난 녀석.. 곰처럼 우둔하지 않으니 깨닫기는 하지만 여우처럼 약지를 않으니(혹은 천성이 약은걸 싫어해서) 약삭빠르게 행동하지를 않아서 가끔 좌절하는 거지...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뭔가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있을 때 이렇게 행동하는게 약은 거고 나은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옳지 않아하는 소리 때문에 손해보는 줄(혹은 그렇게 하기 싫으면서도) 알면서도 이성적으로 혹은 도리상 맞는 일을 선택을 하게 되어 본인은 (작게나마) 괴로워지는 상황을 만들게 되는거다. 약게 행동하면 마음이 편할까? 여우라면 그럴테지만.. 여우도 아니고 곰도 아니니 약게 행동하든, 이성에 맞게 행동하든 맘이 안편한거지.. 예전 랩실 선배남 한명은 대놓고 자기는 손해보는 일은 절대 할 수 없다고 뭐든지 따지고 가르고 그랬었는데 그러다보니 워낙 강성이라 모든 일이 그 사람 중심으로 돌아가고 마찰도 많았는데 본인은 가책(?)없이 행복해 하더라는. 진정한 여우..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항상 가끔 진정한 여우들을 만난다. (특히 남자들 중에 아주 많다.) 그게 옳은 일일까?
아이도 손해보지 말라고 약게 가르쳐야 할까. 손해를 보더라도 옳은 일을 하라고 가르쳐야 할까.. 인생은 딜레마의 연속이다.
Thursday, January 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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